내가 이끌었어. 이 길로.

내가 이끌었어. 이 길로 반딧불이, 별, 그리고 빛 이나연 평론가지독히 사랑하는 제주풍경 하나는 시간과 공간이 특정적이다. 이 풍경은 제주의 곶자왈에서 6월 한 달에만 볼 수 있다. 한 달의 제한된 기간 중에도 아주 깜깜하고 습한 조건이 동반되어야만 반딧불이가 불을 켜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반딧불이가 사는 곶자왈, 습하고 깜깜한 청정의 제주 숲 사이에서 인공빛이 최소화되고 인기척이 없을 때, 빛을 밝히고 비행을 시작하는 현란한 반딧불이의 난무를 볼 수 있다. 귀하고 신기 하고 숭고한 장관이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반딧불이 비행하거나 잎사귀에 앉아 쉬면, 까만 숲이 환상적으로 변한다. 작은 빛이 만들어 내는 공간, 자연 속 숲과 생물이 만들어 내는 한 계절 한 찰나의 광경은 강태환의 작업을 볼 때마다 플래시백 된다. 어두운 배경에 점들이 빛을 발하는 시각적 유사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은 빛이 신기하리만치 아름다운 숭고의 감정을 끌어내는 감정적 유사함 때문이기도 하다. 강태환이 수직의 선과 공기를 바탕화면 삼아 가로로 놓여 떠 있게 만들어 내는 빛의 이미지는 일종의 착시 효과에 기댄 가짜 이미지다. 광섬 유에 금을 내어 빛이 빠져나간 점들이 모인 창백한 빛의 덩어리일 뿐이다. 이 빛의 덩어리는 어떤 선이나 흐름 같은 추상적인 형상으로 읽히 기도 하고, 의자나 건축물처럼 구체적인 구상 이미지로 떠오르기도 한다. 전통적인 펜과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으나, 철골이나 목조, 혹은 흙으로 깍거나 주조하지 않았으나, 어떤 시각적 형상은 전기가 온오프 됨에 따라 사라졌다 등장한다. 배경이 어둡고 밝음에 따라 진해졌다 흐려졌다 한다. 그 빛을 자연에 빗댄다면 반딧불이가 적합하다. 반딧불이가 스스로 불을 밝히고 어둠 속을 나는 것처럼 강태환이 자연의 이미 지를 그려낸 자연스러운 선들을 작가는 빛드로잉이라 칭한다. 전통적 기법인 드로잉의 선을 빛으로 구현해 낸다는 점에서 그렇게 칭하지만, 강태환의 점들은 스트링에 새겨져 있어서 평면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드로잉이라기보다는 물리적 조각에 더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조각은 스위치의 온오프에 따라 이미지가 온오프 된다. 전기가 들어오고 나감에 따라 소멸과 생성을 반복한다. 아니다. 완벽한 소멸은 아니다. 스크린과 모니터의 영상은 전기가 없으면 볼 수 없다. 그 이미지는 가상의 데이터로만 존재한다. 하지만 강태환의 광섬유 조각은 물리적 흔적을 가진다. 하지만 빛이 들어오지 않으면 전체적인 형상을 볼 수 없거나 아주 어렵다. 있지만 잘 보이지 않고, 사실은 보여주려고 만든 것 이자, 전기가 들어와야만 완벽히 잘 보이는 특이한 방식의 조각이다. 그런 점에서 다른 디지털 아트와는 다른 물리적 조각과 가상현실의 경계 지점에 놓인 특수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듯하다, 전통적 조각과 회화도 결국 조명이 있어야 형태가 완벽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어쩌면 이들도 빛의 보조 없이는 시각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긴 하지만, 이들은 어둠 속에서도 완벽한 작품인 반면, 강태환의 조각은 어둠에선 불완전한 작품이다. 댄 플래빈과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빛이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과 유사하다. 불완전한 작품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표현 같다면 조명을 작품에 내재한 조각이라 생각해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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